발소리

아무도 없는데 별안간 무거운 발소리가 들려온다.
쿵-쿵 소리에 덩달아 마음이 급해져 걸음을 재촉한다.

누군가 싶어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검은 사람일까.

다시 걷다보니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온다.

투명한 사람인가.

반복되는 발소리

걷거나 뛰어오는 소리, 굴러오는 소리, 마치 발이 세 개쯤 달린 듯한 걸음 소리, 멀리 뛰기 하듯 다가오는 소리.

뚫어져라 쳐다보고 팔을 더듬거려 봐도, 말을 건네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발소리의 주인공.
나를 향해 끊임없이 다가오는 것들.

마치 나를 삼켜버릴 것 같은 존재들.